남자들 대부분이 갖고 있는 몇 가지 공통적인 추억이 있다. 그중 하나가 엉뚱한 잘못을 하고 난 뒤, 집에 들어가는 것이 무서워서 집 주변을 배회했던 일일 것이다. 집에 들어가고는 싶은데 들어가면 매를 맞고 심하게 꾸중 들을 것이 분명하다. 걱정이 된 부모님은 혼내지 않을 테니 걱정 말고 집으로 들어오라는 안심 메시지와 함께 형제들을 밖으로 내보내 나를 찾아오라고 하신다. 맴돌고 맴돌다 허기가 지고 날은 점점 어두워지니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집에 들어간다.
화를 무지 많이 내실 것 같았던 부모님은 아무 말 없이 저녁밥을 내어 주신다. 좌불안석이다. 배가 고파 숟가락을 들지만, 이 밥 먹고 혼날 일을 생각하면 밥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밥숟가락을 놓자마자 공부한다고 책을 펴든다. 여전히 불안하다. 눈치를 살피는 나에게 “다음부터 그러면 혼난다”라고 아버지가 말씀하신다. 이런 아버지의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과 같다. 뒤돌아보면 그 사랑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남자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 가족의 미래를 위해서, 때로는 잘못된 습관 때문에 남몰래 짓는 죄들이 있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가지고 살아가는 삶은 불안하고 그 자체가 고통이다. 자신의 죄와 허물을 숨기려는 비겁한 모습이 남자들에게는 있다. 항상 폼 나게 살고 있다고 믿고 싶어 한다. 자신을 죄인이라고 고백하면 실패한 인생처럼 느껴진단다. 허물과 죄를 마음에 담아 둔 채로 사는 남자들의 인생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의 인생이다. 이러한 고달픈 남자들을 향하여 하나님은 “내가 네 허물을 빽빽한 구름같이, 네 죄를 안개같이 없이하였으니 너는 내게로 돌아오라”(22절)고 말씀하신다.
구약 시대에는 동물의 가죽을 잘 다듬어 만든 양피지 위에 글을 썼다. 그런데 양피지에 글씨를 쓰다가 수정해야 할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가죽 전체를 물로 깨끗이 씻거나 문지르고 닦아 내어 원래대로 깨끗하게 만드는데, 이것이 바로 ‘없이하였다’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따라서 죄악을 지워 달라는 말은(시 51:1, 9) 죄를 깨끗하게 없애 달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죄를 고백하지 못한 채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남자들을 향하여 “너는 내게로 돌아오라”고 말씀하신다.
남자들이여, 용기 있게 하나님 앞에 고백하지 못한 죄가 그대 마음속에 있는가? 우리의 마음 깊은 것까지 살피시는(롬 8:27) 하나님은 모든 죄를 없애 주시겠다고 약속하신다. 죄를 마음에 담고 무거운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 예수님의 보혈로 죄 용서함을 받고 마음이 즐거운 인생을 살 것인가? 용기를 내어 나의 죄를 고백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