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인생이 어렵고 힘들다고 느끼는 이유 중의 하나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의 한계에 스스로의 생각을 가두려 하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넘어 또 다른 가능성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다른 가능성을 아예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인생의 어려움을 만났을 때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대안을 찾아 나선다. 반면에 실패한 사람들은 ‘왜 하필이면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이 문제는 더 이상 가능성이 없다’라는 절망과 포기를 선택한다고 한다.
남자들은 나이 들면서 삶에 대한 희망적 대안이 아니라 절망과 포기 지향적인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된다고 한다. 젊었을 때는 어려서 할 수 없었던 것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늙어서 못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를 생각하다 보면 문제 속에 갇혀 문제아가 될 수 있다.
몇 년 전 찍은 사진과 최근에 찍은 사진을 보다가 ‘왜 이렇게 내가 나이 들었고,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졌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한 남성을 만났다. 그는 과중한 업무로 탈진 상태에서 한계만을 바라보고 낙심하고 있었다. 자신에게 있는 가치와 의미, 또 탈진할 정도로 노력해서 이뤄 놓은 다른 가능성을 외면했던 것이다. 그가 스스로 보지 못한 자신의 다른 모습에 대해 발견하도록 도와주자, 그는 얼굴에 미소를 되찾았다.
인생은 선택이라고 한다. 내가 선택한 50%를 100%처럼 생각하며 살지 말자. 내가 미처 선택하지 못한 또 다른 하나, 내가 헤아려 찾아내지 못한 또 하나의 생각, 나머지 50%가 남아 있다. 내가 선택한 이 일이 전부라고 생각할 때, 또 다른 하나가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체면만 벗어던지면 젊었을 때보다 선택이 자유롭다. 선택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아무것도 제대로 못하는 인생을 살자는 것이 아니다. 나머지 하나를 기억하는 사람은 인생이 여유로워진다.
얼마 전 동작대교에 노을 풍경을 촬영하러 갔다. 항상 그렇듯이 맞은편에 구도를 잡고 셔터를 계속 눌렀다. 같이 간 사진작가가 다른 것들도 촬영해 보라고 제안해 다른 곳들을 살펴보니, 이제까지 계속 찍었던 사진들보다 아름다운 사진들을 찍을 수 있었다.
내 삶에는 항상 또 다른 하나, 나머지 50%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 내게 남은 가능성을 믿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내게 베푸는 최고로 착한 일’이다.